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유통업계의 줄도산 공포가 가시화했다. 이달 들어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 최고급 백화점 니먼마커스 등이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118년 역사를 지닌 최대 백화점 체인 ‘JC페니’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CNN 등에 따르면 JC페니는 15일 법원에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JC페니는 지난달부터 만기가 돌아온 채권의 이자 등 총 2900만 달러(약 360억 원)를 갚지 못했다. 1902년 설립 후 846개 매장과 8만5000명의 직원을 보유하며 ‘유통 공룡’으로 군림했지만 온라인 유통에서 아마존이 급부상한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극도의 경영난을 겪어왔다. 또 다른 백화점 로드앤드테일러의 파산 위험 역시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와중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미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0)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5)가 미 주식 투자에 대한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한때 골드만삭스 주식 1200만 주를 보유했던 버크셔는 3월 말 이 중 84%를 매각했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매각 대금은 약 25억 달러(약 3조825억 원). 버크셔는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지분 역시 약 3% 줄였고, 또 다른 은행 US뱅코프 주식도 약 50만 주 팔아치웠다.
버핏 회장은 이달 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미 4대 항공주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마이너스(―) 금리 도래 등을 예상하고 금융주를 매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는 빠르면 올해 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 ‘제로(0)’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 이자 마진이 줄어 은행권의 수익성이 악화된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는 보잉,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 항공주와 은행주 등을 사들였다. PIF는 3월 말 미 24개 기업의 지분 약 98억 달러(약 12조500억 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SEC에 보고했다. 지난해 말에는 미 기업 중 테슬라와 우버만 보유했고 금액도 약 22억 달러에 불과했다.
월가에서는 세계 경제와 미 기업 실적을 두고 완전히 다른 판단을 내린 버핏 회장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종 투자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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