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노 마스크’ 트럼프…이유 들어보니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22일 08시 21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을 시찰하는 현장에서 주법을 어기고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언론에 보는 즐거움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CNBC 등 미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입실란티에 위치한 포드 로손빌부품공장을 방문하고 있었다. 이곳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를 만들고 있다.

미시간주 주법과 포드 공장 규칙에 따르면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하지만 시설을 설명하는 포드 측 임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섰지만 트럼프는 쓰지 않은 채 질문을 하고 이야기 나누었다.

◇ “언론 즐겁게 해주기 싫어 마스크 안써” :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치 않다”고 답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검사받고 나도 그렇게 검사받고 있다”면서 걸린 사람이 없기에 안전하고 쓸 필요가 없다는 의미의 말을 보충했다.

이어 그는 “기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구역에서는 썼다”면서 “하지만 언론에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는 즐거움을 주고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은 포드 임직원들을 언급하면서 “내겐 선택권이 주어졌다. 그들이 쓰길 원한 한 지역에서 나는 마스크를 썼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은 윌리엄 포드 주니어 회장에게 “이 구역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대통령에게 말했는지 확인해줄 수 있냐”며 트럼프 대통령 주장의 진위를 따져 물었다. 포드 회장의 대답은 모호했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통령에게 달렸다”고 알쏭달쏭하게 답했다.

◇ 공장 방문 금지령·마스크 착용 의무 무시 : 포드측은 나중에 “포드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장에 도착했을 때 마스크를 쓰도록 독려했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포드 GT 3대를 개인적으로 관람하는 동안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후 남은 방문 동안에는 마스크를 벗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통령의 마스크 거부는 물론 공장 방문 자체도 여러 반대와 경고 속에서 진행됐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이번 주 초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주 내 공장에 대한 불필요한 방문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나 네셀 미시간주 법무장관은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막지는 않겠지만, 대통령이 공장을 방문할 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주법을 따를 ‘법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네셀 장관은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방문 동안 포드 공장, 그리고 미시간주 전역 남녀노소의 코로나19와 싸우는 노력을 존중해 마스크를 써줄 것을 부탁한다”고 특별히 당부까지 했다.

포드 자동차 측도 백악관에 마스크 의무 착용 정책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포드는 대통령이 마스크를 쓸 지 여부에 대해서는 “백악관 자체 안전 및 시험정책이 마련돼 있고 나름대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결국 대통령은 언론에 놀림감이 되기 싫다는 이유로 이 모든 통지와 당부를 무시한 셈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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