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가 상장폐지 통보를 받으면서 이 기업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6일부터 지난달 8일(거래정지 이전)까지 루이싱커피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결제 규모는 1억2705만달러(157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매수 결제 기준 순위는 페이스북(1억3063만달러)에 이어 44위다. 당시만 해도 넷플릭스, 델타항공 보다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주식으로 꼽혔다.
매도 결제액을 제외한 순매수 결제 규모는 1664만달러(205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인 루이싱 커피는 지난해 5월 17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 내 직영점 규모는 4507개로 스타벅스를 제치고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향후 중국 커피시장 잠재력 등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루이싱커피의 주가는 지난 1월 51.38달러까지 치솟았다. 해외 주식을 직구하는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중국 소비주’ 중 하나로 꼽혀왔다.
그러나 지난 4월 루이싱커피에 대한 회계 부정 이슈가 제기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루이싱커피가 지난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3억1000만달러를 허위로 공시했다고 시인하면서 하루만에 주가가 80%나 빠지기도 했다.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난달 7일 거래가 중지됐다.
이런 가운데 20일(현지시간) 나스닥은 루이싱커피의 상장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결정은 나스닥이 중국 기업의 상장을 제한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자격 요건을 강화한 후 나온 첫 상장폐지 사례다.
루이싱커피는 20일부터 거래가 재개됐으나 21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주가는 2달러 수준에 그쳤다. 최고가의 25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나스닥이 루이싱을 시작으로 중국 상장 기업에 대한 감시 수준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고 관측되면서 중국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