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당국이 내린 영업시간 제한 규정 조치를 어겨 사과했다.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0시가 넘어서까지 수도 빈의 국립빈오페라극장 근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영부인 도리스 슈미다우어 여사와 함께 있다가 경찰에 단속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를 점차 해제하면서 식당과 카페 등의 재개장을 허가했으나, 오후 11시까지는 문을 닫도록 제한했다.
판 데어 대통령 일행은 자정 이후 식당 앞 테라스에서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경찰에 의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판 데어 대통령은 “진심으로 죄송하다. 실수였다”며 트위터를 통해 즉시 사과했다.
그는 “폐쇄된 이후 처음으로 친구 두 명, 그리고 아내와 함께 외출했다. 수다를 떨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식당이 지침 위반으로 벌금을 물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두 책임 지겠다”고 밝혔다. 벌금은 최대 3만유로(약 4000만 원)에 이른다.
해당 식당 주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의 지시대로 오후 11시 정각에 문을 닫았다. 다만 고객이 원한다면 이후에도 테라스에 머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코로나19 대유행에 발빠르게 봉쇄령을 내렸다. 감염률이 낮아지자 규제 완화 역시 가장 빠르게 시작했다. 이달 초부터 최대 10명까지 모임이 허용됐으며 지난 달부터는 공원과 소규모 상점, 원예용품점 등이 문을 열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5일 현재까지 총 1만650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640명이 사망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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