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EU탈퇴 주도한 보좌관 두둔… 코로나 격리 위반에도 “합법 행동”
아베는 마작으로 사퇴한 검사장, 7억 퇴직금 받게 징계수위 낮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허술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부적절한 측근 옹호로 큰 비판을 받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자가 격리 지침을 어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도미닉 커밍스 총리실 수석보좌관(49)을 두둔하며 “책임감 있고 합법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도한 커밍스 보좌관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던 3월 28일 정부의 자가 격리 규정을 어기고 수도 런던에서 약 400km 떨어진 더럼의 부모 집을 방문했다. 4세 아들을 돌보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시민은 그의 런던 자택 앞에서 ‘왜 법을 어기느냐’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각에서는 커밍스 보좌관이 당시 더럼 인근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했고 4월에 또 더럼을 찾았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소셜미디어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위선 겸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공무원 트위터 계정에도 “오만하고 공격적이다. 이런 거짓말쟁이들과 일하는 기분을 아는가”란 글이 올라왔다가 곧 삭제됐다.
일본에서는 도쿄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된 이달 초 연거푸 내기 마작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 21일 사임한 아베 총리의 최측근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63) 전 도쿄고검 검사장 파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 측이 그의 징계 수위를 최대한 낮춰 퇴직금 전액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해줬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도쿄신문은 25일 구로카와 전 검사장에 대한 중징계 여론이 높은데도 총리 관저가 막았다고 전했다. 당초 법무성은 구로카와 전 검사장의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총리 관저가 ‘징계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자 법무성 역시 일종의 경고인 ‘훈고(訓告)’ 처리로 최종 확정했다. 징계를 면한 구로카와 전 검사장은 약 6000만 엔(약 7억 원)의 퇴직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다. “너무 가벼운 처분”이라는 비판이 속출하는 이유다.
아베 총리는 22일 국회에서 구로카와 전 검사장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추궁에 “검찰총장이 적절히 처분했다고 알고 있다”고 거듭 답했다. 그러나 배후에서 총리 관저가 경징계를 주도한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답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로 인한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아베 총리는 25일 도쿄도,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지바현, 홋카이도에 발령된 긴급사태를 해제하며 국면 전환을 꾀했다. 지난달 7일 발령 후 48일 만이다. 그는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은 세계에서 모범”이라며 “인구당 감염자와 사망자 모두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압도적으로 낮다”고 자화자찬했다. 국민 인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아사히신문의 23, 24일 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57%, ‘그렇다’고 답한 이는 30%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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