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시위’ 격화, 트럼프 재선 빨간불?…美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31일 17시 08분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인종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재선 캠프의 ‘흑인표 구애 전략’의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폭력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상반된 대응도 인종 논란을 정치쟁점의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ABC뉴스는 미니애폴리스발(發) 시위 확산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시위대를 ‘폭력배’로 부르며 이들을 향한 총격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재선을 위해 흑인 유권자들을 향해 구애하고 있는 재선 캠페인의 노력과 상반되는 모습”이라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평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흑인 지지율은 8%에 그쳤다. 때문에 트럼프 재선 캠프에서는 흑인 득표율이 미미하게만 올라가더라도 재선에 승산이 있다고 분석해왔다. 정치활동위원회(PAC) 미국을 위한 민주주의 이베트 심슨 대표는 ABC에 “흑인들을 ‘폭력배’라고 부르며 인종 간 적대감을 키우는 것은 흑인 표심을 향해 구애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캠프의 논리나 이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처음 트위터로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며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에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시위가 격화되자 29일에는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는 1967년 마이애미 경찰서장이 흑인 시위 강경 진압 당시 기자회견 때 한 발언으로 문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논란이 되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곧바로 “지금은 선동적인 트윗을 할 때도, 폭력을 조장할 때도 아니다. 지금은 국가적 위기다. 진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맞섰다. 민주당 흑인 최고위원인 짐 클리번 하원의원(사우스캘리포니아)은 트럼프와의 대비 효과를 키우기 위해 바이든 후보가 흑인 여성 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권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 한 달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에 반대하며 총을 들고 시위를 벌인 미시건 백인 시위대들은 옹호한 것과 대비해 ‘누가 시위를 하느냐에 따라 대응이 다른 것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리즐리 레드먼드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회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돈, 경제 얘기를 할 때는 ‘미네소타를 자유케 하라’라고 해놓고 흑인은 언제 자유케 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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