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벌어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기리기 위해 홍콩에서 매년 거행해 온 추모 집회가 올해에는 열리지 못할 예정이다. 홍콩에서 톈안먼 추모 집회가 금지된 것은 집회가 열리기 시작한 1990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1일 미 CNN 등은 홍콩 경찰이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8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는 명분을 들어 집회를 불허했다고 전했다. 홍콩은 중국 영토 내에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기릴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톈안먼 사태가 일어난 이듬해인 1990년부터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해마다 6월 4일 촛불을 든 시민 수만 명이 모여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일각에서는 추모 집회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중국 당국이 통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행사를 주최해 온 홍콩연맹은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홍콩연맹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일당 독재를 끝내기 위해 싸워온 이들이 향후 범죄자로 내몰릴 수 있다. 우리 단체의 자산 역시 몰수될 위험에 처했다”며 “누군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할 경우 ‘국가 전복죄’까지 떠안게 될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이미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위반하지 않도록 집에서 촛불을 켜거나 소규모 모임을 가지자고 공지한 바 있다”며 “공공행동이 가능한 시민들은 오후 8시 적절한 공공장소에서 촛불을 켜고 8시 9분부터 1분간 톈안먼 희생자들과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희생자들을 함께 추모해 달라”고 말했다.
CNN은 “다음 달 4일까지 코로나19 제한이 확대되며 연례 집회가 금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홍콩 보안법이 통과된다면 팬데믹이 끝난 내년에도 집회가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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