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말 왜 삭제 안하나” 페이스북 직원들 ‘화상 파업’ 돌입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2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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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직원 수백명, 디지털프로필에 '부재 중' 메시지 띄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린 과격한 게시물을 제재하지 않기로 하면서 페이스북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쟁 업체인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게시물을 제재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BC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직원 수백명은 이날 ‘아무 것도 하지 않기로 한’ 저커버그 CEO의 결정에 항의해 일종의 화상 파업(Virtual workout)에 돌입했다.

페이스북 직원 대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원격 근무를 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촉구하는 직원 수백명이 자신의 디지털 프로필 등에 ‘부재 중’이라는 자동 메시지를 띄워두는 방식으로 사실상 파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내부에서는 요구가 받아들여지 않으면 사직하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도 돌기 시작했다. 제품 관리 임원, 디자인 담당 임원 등 다수 임직원들이 저커버그 CEO의 결정을 공개 비판하는 게시물을 트위터 등에 올리기도 했다.

NYT는 10여명의 전현직 직원들을 인용해 저커버그 CEO의 리더십이 지난 15년전 페이스북을 설립한 이래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관의 강경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것에 항의하는 시위대 일부가 약탈과 방화 등을 수반한 폭력시위를 벌이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글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는 비난을 일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1960년대 마이매미 경찰서장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이는 통상적으로 미국에서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지적이다.

트위터는 잭 도시 CEO가 책임을 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차단했다. 트위터는 운영 규정상 폭력을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게시물을 허용하지 않는다. 트위터는 외국 독재자 등의 게시물은 차단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비난에 직면했지만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9일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페이스북도 트위터와 같이 폭력을 조정하거나 가짜정보를 제공하는 게시물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

저커버그는 개인적으로는 분열을 선동하는 발언에 부정적이라면서도 개인적 호불호가 아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하는 조직의 수상으로서 행동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불개입을 선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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