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사망’ 시위 격화]
‘연설후 깜짝외출’에 비판 쏟아져… 성공회 주교 “트럼프, 성경 이용”
1일 미국 전역의 폭력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걸어서 워싱턴 백악관 인근의 성공회 교회로 이동했다. 당국이 그가 이동하기 전 시위대를 최루탄으로 해산시킨 데다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성경을 든 채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해 재선을 위한 의도적 연출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7시경 백악관 참모진,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을 대동한 채 세인트존스 교회로 걸어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를 가졌다. 이를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즐겨 찾아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이곳은 지난달 31일 밤 시위 여파로 불길에 휩싸였다. 다만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을 들고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교회 앞에서 사진을 찍은 것, 밀리 합참의장을 대동한 것 등은 핵심 지지층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고 ‘법과 질서를 지키는 최고 권력자’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대통령이 방문하기 전 교회 인근 라피엣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발사하며 해산시켰다.
세인트존스 교회가 속한 워싱턴 교구의 메리앤 버드 주교는 CNN에 “우리는 대통령의 선동적 언어와 거리를 두고 있다. 대통령은 그저 성경을 배경으로 이용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흑인 최초로 미 성공회 주교가 된 마이클 커리 주교는 “교회 건물과 성경을 편파적 목적으로 이용한 대통령의 태도는 우리를 돕거나 치유하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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