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영화계 거장 중 한 사람인 스파이크 리는 폭력 시위에 강경 대응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갱스터(깡패)’라고 비난했다.
2일(현지시간) 리 감독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에 관해 “그는 갱스터다. 독재자가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폭력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대통령의 교회’라고 불리는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를 방문해 성경을 들고 사진 촬영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해 논란이 일었다.
리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까지 걸어갈 길을 만들기 위해 아무 잘못도 없는 평화로운 행인들을 공격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며 “어젯밤 가족과 함께 이 장면을 보고 있었는데 우리 모두 이런 모습이 연출된 것을 믿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화를 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흑인이 여기저기서 살해되는데 경찰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며 “인종차별은 전 세계 어느 곳에나 있다. 이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적 불평등이 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소수민족 출신은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리 감독은 ‘똑바로 살아라’ ‘맬컴X’ 등 다수의 흑인 인권 영화를 연출한 감독으로 지난해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블랙클랜스맨’으로 각색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 2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에게 감독상 트로피를 시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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