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前국방장관 “트럼프, 미국 분열시키는 첫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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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4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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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 흑인이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뒤 촉발된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초대 국방장관을 지낸 제임스 매티스가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 방침을 맹비난했다.

지난 2018년 말 대통령의 시리아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사임한 뒤 정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삼갔던 그는 대통령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미국 국민들의 헌법적 권리를 위반할 것으로 군에 명령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시위 지켜보며 오싹해졌다”=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 전 장관은 ‘단결이 힘이다(In Union there is Strength)’라는 제목의 미 시사 잡지 ‘디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이번 주 펼쳐지고 있는 일들을 지켜보면서 분노했고, 또 오싹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미국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퇴역 군인인 그는 “‘법 아래 평등한 정의’라는 글귀가 연방대법원 건물에 새겨져 있다. 이게 시위 참가자들이 마땅히 요구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소수의 범법자들로 인해 주의가 흩어져선 안 된다. 우리는 국민으로서 국가로서 우리의 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수만의 양심적 사람에 의해 시위는 정의된다”며 “우리는 헌법을 조롱하는 공직자들을 거부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국 분열시키는 첫 대통령” =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끼리 서로 등을 돌리게 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애에서 미국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지 않는, 그런 시늉도 하지 않는 첫 대통령이다”며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3년에 걸친 이 고의적 노력의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 우리는 성숙한 리더십이 없는 3년의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 우리는 시민 사회에 내재된 힘에 의지해, 그가 없이도 단결할 수 있다”고 미국 국민들을 격려했다.

그는 “노르망디 상륙 전 군은 병사들에게 ‘우리를 쳐부수기 위한 나치의 슬로건은 분할과 점령(Divide and Conquer)이고, 우리 미국의 답은 ’단결이 힘이다‘라는 설명을 했다. 우리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결을 소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가 약 50년 전, 입대했을 때 나는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고 맹세했다. 나는 똑같은 맹세를 한 군이,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헌법적 권리를 위반하라고 명령받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작심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연설에서 각 시장과 주지사들은 “폭력이 진압될 때”까지 “압도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들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신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군(정규군)을 배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 에스퍼 현 국방장관도 비판 = 매티스 전 장관은 마크 에스퍼 현 국방장관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군이 ’지배하라(dominate)‘로 요청을 받을 때 우리 도시들을 ’전투공간(battlespace)‘으로 여기는 어떤 생각도 거부해야 한다. 고국에서, 우리 군은, 무척 드문 경우에, 주지사가 요청할 때에만 동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반응을 무장시키는 것은 워싱턴D.C에서 보여지듯이, 군과 시민 사회 간에 갈등을 키운다. 이것은 제복을 입은 남여와 그들이 보호하고자 맹세했던 사회 사이에 있는 유대를 보장하는 도덕적 기반을 약화시킨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주지사들과 화상회의에서 시위 상황을 묘사하면서 “전투공간”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음성 자료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병력을) 집결시켜 전투공간을 빨리 장악하면 할수록, 더 빨리 (시위대가) 소멸되고, 우리는 올바른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디애틀랜틱‘은 매티스 전 장관은 전직 장성과 관료가 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비생산적이며 군의 무정파 성격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간 침묵을 지켜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들불처럼 번진 시위에 이에 대해 대통령이 밝힌 강경 진압 방침을 듣고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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