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추격 시동거는 中 배터리…한국 우위 뒤집힐까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6일 06시 47분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 엑스포(DIFA) 2019’를 찾은 시민들이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3’를 살펴보고 있다. 2019.10.17 © News1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 엑스포(DIFA) 2019’를 찾은 시민들이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3’를 살펴보고 있다. 2019.10.17 © News1
중국 배터리 업계가 독일·미국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한국 기업들을 뒤쫓고 있다. 일각에선 앞으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입지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높은 기술력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의 우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독일의 폭스바겐은 11억유로(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해 중국 배터리 업체 궈시안의 지분 26.47%를 인수하기로 했다. 외국 자동차 업체가 중국 배터리 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첫 사례로, 연말까지 계약이 마무리되면 폭스바겐은 궈시안의 최대 주주가 된다.

궈시안은 중국에서 CATL과 BYD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배터리 업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1.2%를 점유해 전세계 9위다. 궈시안은 세계 최대 완성차 제조사 중 하나인 폭스바겐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앞으로 전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할 전망이다.

중국의 배터리 1위 업체 CATL도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주력 판매 차종인 ‘모델3’에 CATL 배터리를 장착해 중국 정부에 판매 승인을 요청했다. 그동안 모델3에는 LG화학 배터리만 사용했기에 그만큼 LG화학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소 추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LG화학은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전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이번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의 여러 협력을 발판으로 삼아 상승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는 만큼, 국내 기업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우위에 있는 한국 배터리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되는 CATL의 배터리는 모델3의 하위 제품에 쓰이고, 더 좋은 성능의 배터리가 필요한 상위 제품에는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지만, 한국 업체들은 배터리 공급처가 유럽·미국·중국 등 전세계에 골고루 퍼져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환경 규제로 인해 앞으로 전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에 수 년 전부터 공격적으로 공장을 증설해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 현재도 폴란드(LG화학)와 헝가리(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에서 증설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전기차 시장이 정상화되면 한국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한국 2차전지 산업의 주요 수요처로, 최근 코로나19로 수요가 제약됐음에도 한국 업체들은 유럽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이는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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