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7일 페이스북으로 한국의 보건복지부 장관 격인 천스중(陳時中·68) 위생복리부장의 휴가를 독촉해 화제다. ‘철의 장관(Iron Minister)’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워커홀릭인 천 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격무에 시달릴까 염려한 것이다. ‘중앙전염병지휘센터 지휘관’을 겸직하고 있는 천 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지휘관’이라고 쓴 조끼를 입고 현장을 누벼 이 별명을 얻었다.
차이 총통은 이날 “8주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어 새로운 생활 방역체계로 전환한다. 위생복리부 ‘아중(阿中)’ 부장과 동료들에게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상대방 이름에 ‘아(阿)’를 붙이는 것은 친근함의 표현이다.
치과의사 출신의 천 부장은 2017년 2월 취임했다. 천재 해커 출신으로 유명한 오드리 탕 디지털 정무위원(39), 지난달 퇴임한 방역학 박사 출신의 천젠런(陳建仁·69) 전 부총통 등과 함께 대만을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대만은 인구 약 2400만 명 중 85만 명이 중국에 거주하고 전체 수출의 30%를 중국에 의존할 만큼 대중(對中) 경제의존도가 높지만 올해 1월 선제적으로 중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특히 2월에는 마스크 실명제 및 홀짝 구입제, 마스크 수출 금지 등을 시행했다. 그 결과 8일 기준 대만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443명, 7명에 그쳤다. 주무 장관인 천 부장의 빠르고 결단력 있는 조치가 방역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가 늘 강인한 모습만 보이는 것도 아니다. 천 부장은 2월 4일 전세기를 이용해 중국 최대 코로나19 피해지역인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대만 국민을 탈출시킨 결과를 설명하며 “아직 남겨진 국민이 있다. 이들이 귀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 덕분인지 지난달 초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93.9%에 달해 차이 총통(74.5%)을 능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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