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주독미군 감축 결정, 美 정부 고위 관리 다수가 몰랐다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9일 15시 47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결정과 관련해 백악관의 여러 국가안보 고위 관리들은 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국방부는 아직 이 결정을 이행하라는 공식적인 지시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3만4500명 수준인 주독미군 병력 규모를 오는 9월까지 2만5000명으로 약 9500명 감축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미 정부 관리는 지난 5일 전했다.

이 관리는 이번 결정은 수개월 간에 걸친 미군 수뇌부에 의한 노력의 결과였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이의 긴장관계와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대면 방식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을 거절했다고 미국 매체들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내 다수의 관리가 이번 결정을 듣고 놀랐으며, 이들은 G7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부터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의 영향력까지 다양한 설명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레넬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그레넬은 지난 1일자로 독일 대사직에서 사임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논평 요청에 “이것은 모두 가십”이라며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감축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작업”이었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라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국방예산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을 강조했다.

앞서 그레넬 전 대사와 조젯 모스바허 폴란드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8월, 메르켈 총리가 방위비 증액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일부를 감축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또 감축되는 병력은 폴란드로 재배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8일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주독미군 감축 규모를 묻는 질문에 “언론 유출과 추정보도”에 대해선 논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나토는 “미국 그리고 다른 나토 국가들과 군사적 태세, 유럽 내 주둔과 관련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는 국방부는 주독미군 감축에 관한 정식 명령을 받지 않았고, 일부 국방부 관리들은 독일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과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감축 계획을 러시아에 대한 “선물”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전현직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미군의 시리아 전면 철수나 지난 3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자금 10억달러 즉각 삭감 등의 조치를 발표했지만 이것들이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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