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독미군 감축 보도에 獨 “공식 통보 못 받아”…트럼프 의도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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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 95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백악관이 8일(현지 시간) “지금 시점에서 발표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독일에 이를 공식 통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양국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독미군 감축 규모와 시점 등에 대한 질문에 “(관련) 보도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미군과 (미군의) 해외주둔의 최고 태세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감축 결정을 내리기 전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상의할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는 “대통령에게 맡겨두겠다”고만 답변했다.

백악관 측은 매커내니 대변인의 발언 외에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주독미군 감축은 러시아와 상대하고 있는 유럽의 동맹국들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미군 감축 카드로 독일을 압박하는 것은 독일의 국방비 증액,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의 협력 등에 대한 메르켈 총리 측의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에 워싱턴에서 G7 정상회의를 열려고 했지만 메르켈 총리가 참석을 거부하는 등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독일 정부 역시 주독 미군 감축을 공식 통보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네그레트 크람프 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 감축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확인을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그는 “분명한 사실은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안보를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주독 미군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나토는 동맹국 간 단합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등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나토와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과 조금 더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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