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군 투입 반대한 美국방 잘릴 뻔…스스로 사표 준비도”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0일 0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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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격분…에스퍼 '당일 해고' 하려고 해"
"에스퍼도 사임 준비…군 역할에 불만"

 ‘플로이드 시위’ 진압을 위한 군 투입에 공개 반대했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때 해고 위기 직전까지 갔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현역 군인 배치를 두고 생긴 이견으로 인해 에스퍼 장관을 거의 해임할 뻔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이 워싱턴DC와 미니애폴리스 등지의 시위 진압을 위해 군을 투입하자는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자 격분했으며, 몇몇 고문들에게 해임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견을 구한 참모들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외부 조언자인 로비스트 데이비드 어번, 톰 코튼 상원의원, 제임스 인호프 상원의원 등이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이 공개 발언을 통해 군 투입에 반대하자 그날 바로 해임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참모들은 해임하면 행정부가 어려움을 맞으리라고 경고했다.

결국 참모들이 에스퍼 장관 해임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해임에선 한 발짝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의회의 공화당 우군들도 해임을 만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보수적 하원의원들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에스퍼 장관 해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런 움직임과 별개로 에스퍼 장관 역시 사임을 준비하고 있었다고도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을 알아챈 데다 군의 역할과 관련한 인식 차이에 불만을 느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보좌관과 다른 고문들이 만류하기 전까지 사임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사임 대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의를 했고, 이후 두 사람은 서로 타협했다.

한 행정부 당국자는 WSJ에 “매우 나쁜 날이었다.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에 대한 신뢰를 거의 잃을 뻔했다”라며 “궁극적으로 그는 에스퍼 장관을 제 자리에 남겨두기로 했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이드 시위 대응을 위한 연방군 투입을 거론하자 이틀 뒤인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 근거인 내란법(Insurrection Act·폭동진압법) 발동에 반대한다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이후 일각에서 에스퍼 장관의 경질설이 불거졌다. 이후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경질설을 부인하거나 에스퍼 장관을 두둔하지 않으면서, 그가 행정부 내에서 소외되다 스스로 사임하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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