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北, 中에 모래 수출 정황…안보리 제제 위반 가능성”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0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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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낮아…준설권 팔았거나 해주항 확장 의도" 분석
中당국, 위법행위 부인…"유엔 제재 준수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가 북한이 모래를 반출해 중국으로 운반한 정황을 포착하고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CNN은 북한이 황해남도 해주만에서 채취한 모래를 중국으로 운반한 정황을 포착한 미국 워싱턴DC 소재 안보분야 전문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지난 3월에 발표했던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이 같은 정황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C4ADS는 북한 해역과 동북아 주변 교통 상황을 주시해 왔다.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보고서에서 선박 위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북한이 지난해 3월과 8월 사이에 중국에서 출발한 수 백 척의 선박이 북한의 해주만에서 모래를 채취해 중국으로 운반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작전’에 279척의 선박이 동원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방식은 항구 대 항구로 수송하는 것이 아닌 해역에서 선박 대 선박으로 옮겨 싣는 방식이다.

루카스 쿠오 선임연구원과 로런 성 연구원은 북한의 모래 반출이 사실이라면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토석류와 시멘트 등의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결의안 2397호를 통과시켰다.

쿠오 연구원 등은 “북한이 선박을 이용해 운반한 것은 무기나 마약, 위조지폐가 아니다. 심지어 평양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석탄도 아니다”면서도 “모래는 무해해 보이지만, 이를 거래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이를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모래 수출을 통해 최소 2200만 달러를 벌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부터 그해 연말까지 약 100t의 모래를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4ADS는 단서들을 종합해 북한 해역에 나타난 것은 모두 중국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몇몇 선박은 중국 국기를 게양하고 있거나 중국 이름을 갖고 있었다.

또한 북한이 2008년 735만 달러 상당의 모래를 남측에 팔았지만 곧 중단됐으며, 2010년대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건설 붐을 일으켰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모래를 소비하는 중국이 이를 필요로 했을 것으로 봤다.

C4ADS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성 연구원은 “모래는 특별히 수익성이 좋은 품목은 아니다”며 “북한이 준설권을 중국 기업에 팔았거나 해주항을 확대하기 위해 준설작업을 하고 모래를 대금으로 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중국은 이와 관련한 어떠한 위법 행위도 부인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CNN에 보낸 성명에서 “항상 국제적 의무를 다하고 있다”며 “유엔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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