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릎에 눌려 사망한 플로이드, 15일만에 휴스턴서 장례식 치러
바이든 “영혼을 찔러 상처내는 인종차별을 외면해선 안돼”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된 조지 플로이드 씨가 9일 고향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영면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관의 무릎에 짓눌려 목숨을 잃은 지 15일 만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500여 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장례식에서 동생 로드니는 “전 세계는 형을 기억할 것이고, 그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캐나다, 나이로비와 베를린, 한국과 유럽에서 플로이드의 이름이 언급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영혼을 찔러 상처를 내는 인종차별을 다시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장례식을 마친 뒤 플로이드 씨가 누운 금빛 관은 한 쌍의 백마가 이끄는 하얀색 마차에 실려 휴스턴 외곽의 묘지로 옮겨졌다. 경찰의 호위 아래 약 1.6km 거리를 운구하는 동안 길가에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가득했다. 4시간 동안 진행된 장례식은 TV와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됐다.
폭스뉴스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과 의회 입법을 통한 경찰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씨의 사망 이후 각계에서 터져 나오는 경찰개혁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교롭게도 플로이드 씨의 장례식이 열린 이날 미 상원은 찰스 브라운 미 공군 참모총장 지명자(58)에 대한 의회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CNN 등이 전했다. 이에 따라 미 역사상 첫 흑인 참모총장이 탄생하게 됐다. 브라운 장군 이전에 흑인으로 미군 고위직에 오른 인물은 1989∼1993년 합참의장을 지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유일하다. 미 태평양 공군 사령관을 지낸 브라운 장군은 35년의 복무 기간 중 두 번에 걸쳐 2년 6개월 동안 한국에서 근무한 ‘한국통’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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