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주독 美대사 “주독미군 9500명 감축 확정…주한미군도 줄여갈 것”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2일 11시 48분


트럼프 측근 그리넬 獨언론 인터뷰
"獨 여전히 2만5000명 병력 남아"

미국의 전직 고위급 외교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일 주둔 미군 감축계획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또한 미 행정부는 주한 미군의 병력도 줄일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리처드 그리넬(53)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11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납세자들은 다른 나라의 안보를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는 데 질려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시간 동안 이 문제에 분명한 정치적 입장을 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그리넬은 이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취임 2년여만에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 미군 감축 결정에도 그리넬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까지 주독미군 9500명을 감축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 주독 미 대사관 등은 아직 공식적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당초 관련 보도에 언급을 피하던 독일 정부는 10일에서야 트럼프 행정부가 주독 미군 감축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 왔다고 확인했다. 울리케 뎀버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행정부가 주독 미군 감축을 검토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우리가 아는 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리넬 전 대사는 이날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에는 여전히 2만5000명의 미군이 남는다”며 주독미군 감축설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유럽국 중에서 미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고 있는 나라다.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은 약 3만45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주독미군 철수 배경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외교적 갈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독일 현지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메르켈 총리가 불참을 통보하자 앙금을 품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도 보도했다.

이에 대해 그리넬 전 대사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이미 2019년 8월과 9월 독일에서 미군의 병력 감축을 놓고 논의를 했다. 트럼트 대통령이 독일의 미군을 본국으로 데려오는 데 아무도 놀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리넬 전 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 이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과 일본에서도 미군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대해 “쓸모가 없다”고 비난하며 유럽 국가들, 특히 독일이 더 많은 방위비를 지출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한편 백악관은 독일 주둔 미군 감축에 관해 “보도가 있었다는 걸 알지만 지금은 발표할 게 없다.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미군 및 해외 우리의 주둔과 관련한 최고의 태세를 재평가하고 있다”며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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