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북한과 균형 있는 합의를 위한 유연한 접근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과의 의미 있는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며 “협상을 통해 북한이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며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모든 사항에 대해 균형 있는 합의에 이르기 위해 유연한 접근을 취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협상 채널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미 국무부의 메시지는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강경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상황을 관리하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남북 연락 채널을 끊으며 남북관계 단절을 시사하자 9일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며 북한에 불만과 경보를 전한 바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한반도의 위기가 동맹의 필요성을 강화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북한의 최근 남북 연락 채널 단절에 대해 “한국 정부의 정당성을 실추시키고 북한 주민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미관계가 얼마나 견고한지 시험하기 위한 전통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힐 전 차관보는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같은 실험이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한국을 경쟁자로 보고 있는 데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 등을 거론했다. 힐 전 차관보는 “무언의 위협은 한국이 분담금을 치르지 않으면 미국이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을 갖는 것의 중요성과 동맹들을 더 긴밀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들에 대해 명확한 사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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