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인터뷰한 트럼프, ’돌직구 질문’ 답 못하자 흑인탄압역사교육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2일 23시 47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진행자 해리스 포크너로부터 흑인 탄압 역사에 대해 호된 교육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뉴스 포크너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반인종차별 시위대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저는 TV쇼를 진행하는 흑인 여성이고 또 엄마다. 시위에 대해 말은 많이 하셨지만 이 상황에 필요한 위로를 하시는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폭동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는 트윗, 이런 말은 왜 한 것인가(Why those words)?”

트럼프 대통령이 “그건 내가 몇 년 간 들어온 표현”이라고 말하자 포크너는 “어디서 나온 말인 지 아느냐”고 물었다. 잠시 머뭇거린 트럼프가 “필라델피아 같다. 필라델피아 시장”이라고 말하자 포크너는 “아니다. 그건 1967년 사건에서 비롯된다”고 받아치며 그 트윗이 “여러 사람을 놀래켰다”고 말했다.

‘폭동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말은 1967년 마이애미 폭동 당시 흑인에 대한 강경진압으로 시민단체들에게 비판받은 마이애미 월터 헤들리 경찰서장이 기자회견 중에 “경찰의 폭력성으로 비판받아도 괜찮다”며 한 발언으로 흑인 사회에 대한 편견을 상징하는 문구로 굳어졌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해당 트윗은 트위터로부터 ‘폭력을 미화한다’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프랭크 리조 전 필라델피아 시장이 비슷한 말을 했었다고 주장하며 “리조는 아주 강한 시장이었다. 나는 그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WP는 리조 역시 필라델피아 흑인, 성소수자 사회에 대해 강력한 탄압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표현이 잘못 전달됐을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두 가지 아주 다른 의미가 있다. 하나는 폭동이 있다면 아마 총격도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건 위협이 아니라 그냥 팩트다. 다른 의미가 폭동이 일어나면 총격대응이 있다는 것이다. 이건 아주 다른 의미”라고 부연했다.

포크너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전자) 이해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두가지 의미로 모두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폭동이 시작되면 대부분 총격이 있고 사망자가 나오고 살인과 같은 나쁜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역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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