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157개 크기 신파디 시장 폐쇄
육류-해산물 등 40개 샘플 양성반응 51명 집단감염… 市 “비상시기 진입”
일부 도시들, 베이징 방문 금지령
13일 오전 3시경. 중국 베이징(北京)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펑타이(豊臺)구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갑자기 폐쇄되고 모든 상품 판매가 중단됐다.
이날 오후 이 시장을 찾았을 때 제복을 입은 무장공안(경찰)들은 축구장 157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112만 m²의 시장 전역을 포위하듯 완전히 막고 있었다. 입구마다 경찰 차량을 세워 봉쇄해 전시 상태를 방불케 했다.
시장 바깥에서 만난 차이(蔡)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때문이라지만 당국이 감염원을 공개하지 않는 등 의문과 미스터리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시청(西城)구에 사는 왕(王)모 씨는 “또 시작됐다. 끝이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시장 인근 주택 단지 11곳이 모두 봉쇄되고 상가도 문을 닫았다.
중국 정부는 7일 발간한 코로나 백서에서 ‘코로나19 대응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채 일주일도 안 돼 수도 베이징에서 2차 확산이 현실화되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시 당국은 “비상 시기에 진입했다”며 최소 수만 명의 대규모 코로나 핵산 검사를 예고했다. 랴오닝(遼寧)성, 산둥(山東)성 일부 도시는 베이징 방문을 금지했다.
베이징 농수산물의 8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파디 시장 내 수입 연어를 자른 도마 등 해산물과 육류 40개 샘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시장에 연어를 공급한 펑타이구 징셴(京鮮)수산물시장을 비롯해 베이징 시내 대형 농수산물 시장 6곳이 폐쇄됐다.
13일 베이징에서 발생한 확진자 36명 대부분이 무증상이었다가 뒤늦게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전국으로 코로나19를 확산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초 감염자는 이미 4일에 발병했으며 전염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랴오닝성 선양(瀋陽)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2명도 신파디 시장 관련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화난(華南) 시장이 연상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쩡광(曾光) 수석과학자는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이 중국 내에서 유행했던 종류와 다르다”며 ‘2차 유행’을 우려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된 일본 도쿄도에서도 14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47명 나오면서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도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명을 넘은 것은 지난달 5일 이후 처음이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권오혁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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