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부터 천정까지…페루 대성당 가득 메운 5000여장의 사진, 무슨 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5일 16시 06분


코멘트
사진 AP 뉴시스
사진 AP 뉴시스
페루 리마 대성당 내부 가득 사람들의 얼굴 사진 5000여 장이 걸렸다.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죽은 이들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와 현지 언론 등은 이날 카를로스 카스티요 대주교가 성체축일 미사를 집전하며 페루 전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사진을 받아 미사를 치렀다고 보도했다. 5000여 장이 넘는 사진들이 신도석 의자만으로 모자라 성당 천장으로 이어지는 기둥과 벽에까지 붙여졌다. 사진 속 얼굴들은 의사, 경찰, 소방관, 환경미화원, 어린이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카스티요 대주교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심지어 더욱 힘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코로나19가 아니라 굶주림으로 이같은 사진 수 천 장을 또 받게 된다면 매우 끔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기아 등을 우려한 것이다. 페루에서 일하는 한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정부에서는 집에 머무르라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이라 그게 불가능하며, 손을 씻으라고 하지만 3명 중 1명은 흐르는 수돗물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 AP 뉴시스
사진 AP 뉴시스
가디언지는 수백 명이 의료체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사망했으며 많은 가정이 코로나19 치료비 때문에 파산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15일 월드오미터 기준 페루의 확진자는 22만9736명, 사망자는 6688명이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