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차 파동 연어 탓?…“중국민족주의 희생양되다”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15일 22시 04분


연어,. (뉴스1 자료 사진) © News1
연어,. (뉴스1 자료 사진) © News1
중국 베이징에서 제2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동이 시작되면서 예상치 못한 희생양이 등장했다. 바로 수입산 연어다.

베이징 보건당국이 집단감염이 발생한 신파디 시장 내 연어를 처리하는 도마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비난의 화살이 애꿎은 연어로 향하고 있는 것.

최초 감염원이 연어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수입산 연어 판매를 중단했고, 음식점 예약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은 13일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중국 보건당국 관계자가 수입 연어를 절단할 때 쓰는 도마 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후 베이징 대형 슈퍼마켓들은 선반내 모든 연어 제품을 내렸고, 소비자들의 구매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생연어를 많이 쓰는 일식당의 타격이 크다고 중국 관영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남부 샤먼시의 한 연어 판매업자는 호주 파이낸셜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연어에 대한 수요는 제로다. 배송도 모두 중단됐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노르웨이 연어공급업체들도 “시장이 폐쇄되면서 중국에 연어 한 마리도 보낼 수 없게 됐다”며 “대중국 수출이 전면 중단돼 상황이 나아지기만 기다리고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일반적으로 포유류에서 어류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감염된 연어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기보다는 감염된 사람을 거쳐 도마에 묻었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우준여우(吳尊友) 수석전문가는 “연어 판매업자의 도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해서 연어가 감염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벤 코울링 홍콩대 교수도 “코로나19가 연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일축했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연어를 감염원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코로나19 발병을 수입품과 연관시키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은 코로나19 전투의 민족주의적 성격을 대변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권위주의적 봉쇄령으로 미국과 같은 서구 민주주의 국가보다 코로나19를 잘 막았다고 선전해왔는데, 재확산을 계기로 이 주장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외부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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