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외벽에 걸렸던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개입으로 24일 철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현수막을 불쾌히 여겼다고 전했다. BLM은 지난달 25일 백인경찰의 가혹행위에 목이 눌러 숨진 조지 플로이드 씨 사건이 분노한 시위대가 각종 차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용하는 구호다. 미 대사관은 지난해에도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국무부의 허가 없이 내걸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철거된 자리에는 ‘잊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한국전쟁 종전 70주년 기념 현수막이 걸렸다.
미 대사관은 13일 BLM 현수막을 내걸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조지 플로이드 씨의 사망으로 실의에 잠긴 채 긍정적 변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인들과 연대하고 싶다”고 적었다. 해리스 대사는 이 게시물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하면서 “미국은 자유와 다양성의 나라이며, 미국의 힘은 바로 이 다양성에서 나온다”고 밝힌 바 있다.
해리 해리스 대사는 주일미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 해군에서 40여 년 간 복무했으며,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미 해군 제독에 올랐다. 2018년 7월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면서 대사로 새 출발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그를 호주 대사로 지명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 대사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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