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5일(현지 시간) 중국의 위협에 맞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 및 동맹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한국을 이들 국가 중 하나로 명시했다. 또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원칙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중국 공산당이 던지는 도전 속에서 역내 동맹 및 파트너들과 보다 긴밀한 안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미국이 역내 반중(反中) 체제를 구축해 중국 봉쇄에 나선 상황에서 군사적으로도 이런 정책 강화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는 발언이다.
에스퍼 장관은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뒤 △대비 태세 △파트너십 강화 △보다 네트워크화된 지역 촉진 등 3가지 기둥에 대한 큰 진전을 봤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기둥인 파트너십 강화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여기에는 북한의 FFVD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과 함께하는 우리의 노력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FFVD라는 표현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다시 사용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북한이 대남, 대미 위협 수위를 높이는 시점에 미국의 원칙론을 꺼내 들며 강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이날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이 진행한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의 강경한 행보에 대해 “일종의 한미 동맹에 대한 시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 정부에 굴욕감을 주려고 시도하는 일은 좀 더 정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한국과 미국 사이의 간극을 더 벌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우리는 매우 형편없이 하고 있다. 우리 군에 대한 주둔국의 지원 이슈와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방위비 증액 요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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