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사망 사건으로 사기 떨어져
플로이드 숨진 지역 7명 사표, 총격사망 애틀랜타는 8명 사직
트럼프 경찰개혁안 수위 약해 “대선 앞두고 민심 달래기용” 비판
“모든 사람이 경찰을 미워합니다. 정말 모두 다요.”
미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 사태 이후 회의감을 느낀 경찰들이 잇달아 사표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경찰개혁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수위가 약해 대선을 의식한 민심 달래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AP통신 등은 이날 조지 플로이드 씨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관 7명이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벽돌을 던지고 경찰서에 불을 질렀는데도 시장이 철수를 지시해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 핼버슨 미니애폴리스 경찰 부국장은 “일부는 사직서도 제출하지 않고 결근했다. 누가 근무를 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AP통신에 밝혔다.
다른 주의 상황도 비슷하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이번 달에만 경관 8명이 사표를 냈다. 애틀랜타는 13일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 씨가 경찰 발포로 사망한 후 시위가 격해졌다. 사우스플로리다에서는 경관 10명이 특수기동대(SWAT) 방출을 요청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들은 장비가 없어 위험에 노출된 데다 지휘부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한 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버펄로에서도 경관 2명이 사임했다.
경관들의 릴레이 사표 제출은 결정적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퇴직한 미니애폴리스 경관 마일런 매슨 씨는 AP통신에 “사람들이 경찰에게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다. 정말 모두가 우리를 미워할 뿐”이라고 말했다. 15일 뉴욕 햄버거 가게에서는 표백제가 들어간 음료를 마신 경관 3명이 병원에 실려가 증오범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씨 사망 23일 만에 경찰 개혁안에 서명했다. 공권력을 남용한 이들을 추적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경찰 자격 증명 강화 등이 포함됐다. 플로이드 씨 사망 원인인 목 누르기 제압은 경찰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경우 외에는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한 경찰예산 삭감이 명시되지 않아 대선을 의식한 미온적 개혁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종차별적 공권력 행사에 대한 해결책도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족한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사진 촬영용 행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앰네스티 크리스티나 로스 씨는 “총상에 반창고를 붙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이슈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정책적 대응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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