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폭로를 담은 회고록 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중용했던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뤄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볼턴에 대해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것은 모두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던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그와 함께 방에 들어가면, 당신은 좋은 협상 위치에 서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존 볼턴이 거기에 있으면 당신이 전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의 상당 시간을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하는 데 썼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출간을 앞둔 자신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국익보다 재선을 우선시했고, 대통령이 “좋아하는 독재자에게 개인적인 특혜를 주는 것”을 선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을 지내며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라크 전쟁을 적극 지지했고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무척 강경한 태도를 보여 ‘슈퍼 매파’로 불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2018년 4월부터 약 1년5개월간 백악관에서 일하며 북한에 대해선 ‘선(先)비핵화 후(後)보상’을 핵심으로 하는 ‘리비아 모델’ 적용을, 베네수엘라에 대해선 마두로 정권 압박을, 이란에 대해선 군사 공격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0일 트위터를 통해 볼턴 전 보좌관 해임 배경과 관련, “나는 그의 제안들 중 많은 것에 크게 의견이 달랐다”고 전했다.
하루 뒤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선 ”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언급한 건 매우 큰 잘못“이라며 ”김정은은 볼턴과 엮이고 싶지 않아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행정부 내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를 통해서도 ”김정은은 우리와 잘 지내다가 (볼턴의 말에)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는데 그럴 만도 했다“면서 ”그(김정은)는 볼턴이 자기 근처에 오는 걸 원치 않았다“고 동일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볼턴의 가장 바보 같았던 발언은 북한과 우리의 관계를 아주 나쁘게 되돌려놨고 심지어 지금까지도 그렇다“면서 ”난 ‘대체 뭔 생각을 했던 거냐’고 물었으나 그는 대답없이 그냥 사과만 했다. (볼턴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지만 난 그때 바로 해고했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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