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포용성 관련 국방위원회 설치…6개월 간 연구
지도부엔 "권고안 내라"…승진·선발 때 사진 삭제 등
"궁극적 목표는 전사적·조직적·문화적 변화"
미국 전역에서 반(反)인종차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군 내 인종차별적인 관행을 개선하고 인종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더힐 등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인종적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새로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인종의 다양성을 높이고 모든 계급, 특히 장교단에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권고사항을 개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군 내에 ‘다양성과 포용성에 관한 국방위원회’를 설립해 6개월 간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방부 내 민간인과 지도부에 즉시 이행 가능한 권고안을 2주 안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승진, 훈련, 지휘관 선발 등에서 사진을 삭제하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
6개월 간의 연구가 끝나면 관련 업무를 이어갈 국방자문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내 목표는 전사적, 조직적, 문화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편향과 편견의 힘으로부터 면역이 되지 않았다”며 “이것이 우리 군의 많은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고 일부 군인들의 경험과 군대의 문화적·민족적 다양성, 장교 계급의 대표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형태의 편향·편견을 없애고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기회와 존중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를 더 강하게 할 것”이라며 “다양성은 원칙, 기술, 전술, 전투기술과 함께 군의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내가 발표한 내용은 첫 단계일 뿐이다. 할 일이 더 있다”며 “앞으로 나는 몇 달 동안 모든 부서에 걸쳐 채용, 경력 선발, 유지, 과제, 학교, 승진, 군 법무와 그 사이, 그 밖의 모든 것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피력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미 흑인 군인은 전체 병력의 19%를 차지하지만 장교는 9%에 불과하다. 반면 백인의 전체 입대자의 3분의 2 정도이지만, 장교는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미 군 수뇌부는 백인 경찰에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잇따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 투입 시사, 주 방위군 강경대응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이견을 드러내 한 때 경질설이 나돌았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시위대를 강경진압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에서 이벤트성 사진을 함께 찍은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미 해병대와 주한미군 등은 인종차별 상징이 된 남부연합군 깃발 사용을 금지했고 육군은 남부군 장군 이름을 딴 군 기지 명칭을 바꾸는 것에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다.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비롯한 전직 군 수뇌부들도 군부를 정치화하는 것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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