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여러 나라에서 적절한 대우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미군 병력을 빼는 것이라며 주독미군 감축 방침을 재차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오클라호마주(州) 털사 유세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대규모 대선 유세를 3개월여만에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여러 나라에서 군인들을 뺄 때, (이것은) 그들이 우리를 적절하게 대우하지 않기 때문이다”며 “독일이 그런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주독미군을) 5만명에서 2만5000명으로 줄이자고 했다. 그들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년 간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지불해야 할 금액을 내지 않고 있다. 2% 대신에 1%를 내고 있는데 2%는 무척 낮은 수치이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은 방위비 지출을 2024년까지 2%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독일이 달성 시점을 2031년으로 제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주독미군 감축을 압박 카드로 흔들어 왔다.
독일은 2%로 높이려면 대규모 증액이 필요하다며 달성 시기를 이같이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의 방위비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6%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회담에서 2032년쯤을 제시했고 자신은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게 있다”며 지난 25년 간 독일은 지불해야 할 돈을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에게 빚진 수조 달러는 어떻게 하는가? 우리는 일단 협상하고 있지만 그동안에 병력을 줄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독일을 보호해야 하지만 독일은 새 파이프라인으로부터 들어오는 에너지를 위해 러시아에 수십억달러를 내고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계속 호구(ripped off)로 있을 순 없다. 우리는 수 많은 나라들로부터 호구가 되고 있는데 우리를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독일에 주둔한 미군의 수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독일이 나토 회원국에게 필요한 방위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에 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다른 여러 나라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3만4500명 수준인 주독미군 병력 규모를 오는 9월까지 2만5000명으로 약 9500명 감축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군 규모가 순환배치 인력을 포함해 2만5000명을 넘지 못하도록 할 것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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