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김정은 1차 정상회담, 사실 정의용 제안”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22일 0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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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의용이 건넨 초청장 충동적으로 수용"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을 통해 1차 북미정상회담 제안한 사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니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다고 주장했다.

22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에 따르면 그는 2018년 4월12일 백악관에서 한국 측 카운트파트인 정 실장을 만났다.

볼턴은 “앞서 (2018년) 3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의용 실장이 만남을 요청하는 김 위원장의 초청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동적으로 이를 수용했다”고 썼다.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치밀하게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사됐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이어 “모순적이게도, 정 실장은 후에 애초에 김 위원장에게 (그런 초대를) 제안한 건 자신이었다고 거의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모든 외교적인 판당고(스페인 춤)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며 “김 위원장이나 우리의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와 더 많은 관련이 있었다”고 썼다.

앞서 미 언론들은 이 문장을 발췌해 보도하며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미국의 전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나는 정 실장에게 다가오는 (2018년)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피하라고 했다. 북한이 가장 좋아하는 외교 전술대로 한국, 일본 및 미국 사이에서 이간질(drive a wedge between)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또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한미를 갈라놓으려는 북한의 시도를 피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최대한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나는 한미 동맹관계를 지키고(preserve) 싶었다”고 적었다.

2018년 3월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3월5일 평양에서 열린 대북 특별사절단 접견에서 정 실장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전달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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