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면도는 이렇게”…낯선 ‘랜선 아빠’에 美 열광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22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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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케니의 동영상(유튜브 갈무리). © 뉴스1
롭 케니의 동영상(유튜브 갈무리). © 뉴스1
미국에서 ‘유튜브 아빠’를 운영해 2개월 만에 251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끌어들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50대 중년 남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아빠 이건 어떻게 해요?’(Dad, how do I?)라는 유튜브를 운영 중인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하는 롭 케니(56)의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며 그의 인기가 우리 사회가 상실한 ‘아빠다운 아빠’를 바라는 시대상이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케니는 지난 4월 자녀에게 일상의 모든 사소한 문제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이른바 ‘대드바이스’(Dad+advice) 채널을 시작했다.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편모 슬하에서 자란 자신의 어두운 경험을 떠올렸다”며 “어릴 때 아버지가 없어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알려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케니가 올린 약 20개 동영상은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일상이다. 면도법, 넥타이 매기, 의자 만들기, 세면기 수리, 자동차 수리, 공구 사용법 등이다. 또한 아버지로서 자녀에게 들려줄 만한 칭찬, 감사 표시, 일상적인 대화 등도 있다.

평범한 아버지가 들려줄 법한 비전문적이고, 어찌 보면 다소 서투르기도 한 내용이지만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댓글 중에는 “낯선 아빠를 보고도 당황스럽지 않은 유일한 시간이다”거나 “네가 셔츠를 다리다니, 자랑스럽구나”라는 말을 듣고 거의 울 뻔했다“는 글도 있다.

어느 60대는 자신이 8년 전에 사망한 부친에게서 어릴 적에 그토록 듣고 싶었지만 끝내 듣지 못했던 ”네가 자랑스럽구나“(I am Proud of you)라는 말을 듣게 돼 감격스럽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동영상 중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은 면도하는 법과 넥타이 매는 법이다. 아버지가 없거나 혹은 부친이 트랜스젠더인 성소수자의 자녀라서 미처 면도하는 법이나 넥타이 매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구독자는 뜨거운 감사의 댓글을 올렸다.

현재 두 자녀를 둔 케니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데 큰딸의 적극적인 권유가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케니는 미국의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동영상이 인기를 끈다는 사실에 놀라며 ”아버지와의 끈끈한 정을 원했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마주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같은 ‘랜선 아버지’는 한계가 있다“며 ”진짜 아버지와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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