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편이 끊기자 포르투갈에서 고국 아르헨티나에 가기 위해 요트로 대서양을 건넌 한 남자의 사연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일하는 아르헨티나 선원 후안 마누엘 발레스테로(47)는 아버지 카를로스의 90세 생일을 맞아 고향으로 가려고 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항공편이 모두 막히자 혼자서라도 바다를 건너야겠다고 결심했다.
발레스테로는 9m짜리 작은 요트 ‘스쿠아’에 의지해 85일간 대서양을 어렵게 항해한 끝에 지난주 고향인 마르델플라타에 도착했다.
발레스테로는 “내가 해냈다!”며 “지난 3개월 동안 싸워온 것을 드디어 이뤘다.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이렇게 온 것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발레스테로는 브라질 빅토리아에서 약 240km 떨어진 해상에서 파도에 요트가 뒤집혔을 때 특히 두려웠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파도가 덮쳤을 때 돛대를 잃어버릴 뻔 했다”며 “요트가 뒤집어졌고 케이블이 망가져 제때 돛을 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발레스테로가 브라질 빅토리아항에 처음으로 정박해 배를 수리할 때까지 항해한 여정은 무려 1만2000km였다. 그가 아르헨티나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으로 정박한 곳은 우루과이 라팔로마였다.
발레스테로는 긴 여정 동안 인류가 하루에도 수천명씩 죽어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자연에는 여전히 돌고래와 고래들이 있는 것을 보며 여러 깨달음을 얻었다고 밝혔다.
85일 중 54일 동안 발레스테로의 가족들은 그에게서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 카를로스는 “우리는 그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며 “우리는 그가 고향으로 부모를 보러 올 것이라는 데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후 발레스테로는 노쇠한 부모와 극적인 상봉을 할 수 있었다. 비록 아버지 생일이었던 지난달 15일에 맞추진 못했지만, 그는 가족들과 함께 아르헨티나 명절인 아버지의 날(6월20일)을 보냈다고 SCMP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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