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프레이저 1940년에 기증
뉴욕 자연사박물관서 철거 결정… “인물평가 아닌 동상 형태가 문제”
세계 각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센 가운데 미국 뉴욕 맨해튼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1858∼1919)의 동상이 80년 만에 철거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1일 보도했다.
1940년 미국 유명 조각가 제임스 프레이저가 박물관에 기증한 이 동상은 흑인 남성과 아메리카원주민 남성 1명의 부축을 받으며 말 위에 높이 탄 루스벨트의 모습을 형상화해 제국주의와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7년에는 이 동상에 페인트 낙서가 등장하는 등 오래전부터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엘런 퍼터 자연사박물관장은 “동상 철거는 루스벨트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위계질서를 상징하는 이 동상의 형태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25일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진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벌어진 인종차별 철폐 및 정의구현 운동이 철거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동상이 흑인과 원주민을 인종적으로 열등하며 복종적인 대상으로 묘사하고 있다. 문제가 많은 동상을 철거하는 데 최적의 시기에 내려진 정의로운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백인인 그는 흑인과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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