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후 전환기간을 보내고 있는 영국민 과반수 이상이 ‘현재 EU 탈퇴 투표를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잔류”를 선택했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유럽사회조사(ESS)는 2년마다 실시하는 범유럽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영국민 56.8%가 ‘EU 내 잔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민은 2018년 같은 질문에 49.9%만이 EU 잔류를 원한다고 답했다. 2년 만에 EU에 대한 지지도가 오히려 상승한 모습이다.
여전히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답한 영국민은 34.9%에 달했다. 8.3%는 어느 쪽에도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2016년 EU 탈퇴를 결정한 뒤 4년 동안 브렉시트의 방향성, 여야의 정치적 갈등, EU와의 복잡한 탈퇴 협상 등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CNN은 이같은 갈등이 오히려 영국에서 EU 잔류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럽사회조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뿐 아니라 다른 회원국 역시 EU에 대한 신뢰도가 2년 전에 비해 상당히 상승했다. 영국의 EU 탈퇴가 회원국의 엑소더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결과다.
영국 싱크탱크인 정부연구소(IFG)의 EU 전문가인 조지나 라이트 연구원은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은 그저 멈춰있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다”며 “작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우리는 EU의 개혁을 지지하는 인물들이 선출되는 광경을 목격했다. 시민들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EU의 능력을 보고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회원국 국민의 EU 지지 증가’는 EU에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EU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을 둘러싼 갈등과 반(反)중국 노선 등을 놓고 이어지는 분열 등 내부적인 문제를 겪어왔다.
런던대학교의 로리 피츠제럴드 교수는 “최근 영국에서는 EU 잔류에 대한 지지가 매우 상승했다. 또한 EU에 잔류하겠다는 답변은 체코의 경우 66%, 스페인은 89%에 달한다. 브렉시트가 다른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이동이 중단되며 영국과 EU는 최근 화상을 통해 브렉시트 전환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은 “상호작용이 부족해 협상이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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