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주독미군 감축 병력 中 견제위해 아시아 배치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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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병력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독일마셜기금의 브뤼셀포럼과의 화상대담에서 “2년 반 전부터 전 세계 우리 군의 준비태세에 대한 전략적 평가를 시작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과 관련해 내린 결정은 전 세계에 우리의 자원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집단적 의사결정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결정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축한 주독미군의 일부는 폴란드 등 다른 지역에 배치하고 나머지는 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3만4500명의 주독미군 중 9500명이 줄어들고, 이 중 1000명이 폴란드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독일처럼 국내총생산(GDP)의 1%를 국방비로 지출하는 것은 미국만큼 러시아를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국방비 지출에 소극적인 독일을 비판했다. 또 “러시아와 다른 적국을 저지하는 역량은 더이상 일부 지역에 많은 사람을 주둔시키는 것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일부 지역에서 미군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춰 독일에서 감축한 미군 일부를 재배치할 수도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그는 인도, 베트남,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위협을 거론하며 “우리는 중국 인민해방군에 맞서기 위한 적절한 태세를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 시대의 도전이며 우리는 이 일을 하기 위한 자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감축하는) 주독미군 수천 명은 유럽 내 다른 지역, 또 다른 수천 명은 미국령 괌, 하와이와 알래스카, 일본 같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 호주에도 배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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