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6일(현지시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를 방문해 동맹 현안을 점검했다. 최근 주독 미군 감축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높아진 바 있다.
나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본부를 직접 찾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했다. 회원국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동안 화상 회의만 진행했다.
에스퍼 장관과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회동에 앞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주독 미군 감축을 비롯한 현안들을 놓고 상호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미국이 동맹들과 협의하고 있다는 점을 환영한다”며 “유럽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 역시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내 미군 주둔은 유럽에도 북미에도 중요하다. 함께 해야만 우리가 마주한 거대한 도전을 다룰 수 있다”며 러시아의 미사일 개발, 중국의 부상 등에 맞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군 이동과 관련해 동맹들과 협의를 거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더 많이 분담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모든 동맹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방위비) 목표액 달성을 계속 요청하겠다”며 “지난 몇 년간 꽤 먼 길을 왔지만 우리의 집단 안보 보장을 위해 해야 할 더 많은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독일 주둔 미군을 2만5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유럽국 중에서 미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고 있다. 현 주둔 규모는 3만4500명이다. 이들은 러시아 견제와 더불어 유럽, 아프리카, 중동 지역 미군 작전의 중추 역할을 한다.
미국은 나토 동맹들에 책임 분담을 요구하면서 중국의 위협이 심화하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미군의 힘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혀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 한 싱크탱크 화상컨퍼런스에서 “독일에 관한 대통령의 결정은 우리 자원을 세계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집단적 결정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군에 맞서기 적절한 태세를 취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글에서 독일에서 빼는 미군을 인도태평양 등에 배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에서 미국과 동맹들이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하면서 유럽 안보에는 독일이 더 큰 기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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