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린스턴大 ‘흑인차별’ 윌슨 대통령 이름 지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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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시 흑백분리 정책 지지… 총장재임땐 흑인학생 입학 막아
대학원 명칭서 이름 삭제하기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 여파로 미국 역대 대통령의 동상이 철거되거나 각종 명칭에서 이름이 빠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의 명문 사학 프린스턴대가 제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1856∼1924)의 이름이 붙은 교내 공공정책대학원 명칭에서 윌슨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 1902∼1910년 프린스턴대 총장을 지낸 윌슨 전 대통령은 총장 재직 당시 흑인 학생의 입학을 금지하고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클럭스클랜(KKK)에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27일 “윌슨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정책을 고려할 때 공공정책대학원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드로윌슨 스쿨’의 이름은 ‘프린스턴 공공국제문제 스쿨’로 바뀐다. 프린스턴대와 같은 뉴저지주에 위치한 몬머스대도 최근 교내 ‘그레이트홀’에서 윌슨 전 대통령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

앞서 21일 뉴욕 맨해튼 자연사박물관은 박물관 앞에 설치된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원주민과 흑인 한 명을 각각 거느린 채 말을 타고 있는 이 동상의 모습이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인종차별 시위대는 수도 워싱턴 백악관 앞 라피엣 광장에 있는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의 동상 철거를 시도하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심지어 일부 시위대는 노예 해방을 이끈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동상까지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들은 워싱턴 링컨공원에 있는 이 동상의 형태를 문제 삼고 있다. 한 흑인 남성이 무릎을 꿇고 링컨이 온화한 모습으로 그를 맞는 모습이 “노예제 종식이 링컨의 자비심 덕분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고 주장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인종차별 반대 시위#프린스턴대#윌슨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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