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日 사무직의 귀촌 열풍… “재택근무 할거면 도시 떠나 시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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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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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된 도시는 육아에 부적절”… 20대 35% “지방 이주 관심있다”
아예 시외로 본사 옮기는 기업도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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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업무 개선 관련 컨설팅 회사를 경영하던 스가모토 아유미(杉本綾弓) 씨(35)는 두 달 전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약 880km 떨어진 후쿠오카현 후쿠쓰(福津)시로 이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긴급 사태 선언이 발령된 직후였다. 그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쿄 내 감염자 증가로 생활에 위협을 느꼈고 네 살배기 자녀의 육아 환경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온라인을 통해 재택근무(텔레워크)를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 결심의 배경이 됐다.

스가모토 씨처럼 최근 일본에서는 지방으로 ‘유턴’하는 젊은 직장인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가 실질적으로 가능해진 업무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밀집된 곳을 피하려는 ‘코로나 여파’가 더해진 까닭이다. 일본 내각부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조사에 따르면 도쿄의 20대 중 지방 이주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5.4%로 나타났다. 뇌신경 과학자 아타카 가즈(安宅和人) 씨는 “돈을 벌고 출세를 하기 위해 수도에 모이고 회사에 출퇴근하는 것을 기본이라고 여겼던 일본인들이 기존 관념 및 가치관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일본 내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은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다. 업체들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전자서적 콘텐츠를 다루는 ‘스마트게이트’는 최근 후쿠오카현으로 회사 이전 및 분산 계획을 세웠다. 긴급사태 선언 기간 20여 명의 직원이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 능력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비싼 임차료를 내며 도쿄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도 찾기 시작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사무직원 800여 명에 대해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일본 제과 대기업 ‘가루비’는 가능한 한 지방 전근을 없애기로 했다. 온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루비 측은 이른바 ‘단신부임’으로 인한 ‘주말부부’가 줄어 업무 능률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코로나19#일본 도쿄#귀촌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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