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차별 전력이 있는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딴 건물이나 공항 명칭을 변경하기로 한 미 프린스턴대와 민주당을 향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리석은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2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프린스턴대가 그들의 존경받는 정책 센터에서 우드로 윌슨의 이름을 방금 삭제했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라며 “이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공항에서 존 웨인의 이름을 빼려고 한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프린스턴대 출신인 미셸 오바마 전 퍼스트레이디는 상반된 트윗을 올렸다.
미셸 오바마는 “나의 모교가 이런 변화를 만드는 것을 보고 감명받았다”며 “이런 변화를 지지해 온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프린스턴대와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좀 더 포용력을 가질 수 있도록 방법을 계속 찾아보자”고 했다.
프린스턴대 이사회는 지난 27일 기숙사와 공공정책대학에서 윌슨 전 대통령의 이름을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윌슨 전 대통령은 1913년~1921년 미 대통령을 역임한 인물로 연방정부 노동자들을 재분류하는 등 인종차별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1902~1910년 프린스턴대 총장을 지내면서 흑인들의 입학을 막았고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클럭스클랜’(KKK)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같은 날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민주당원들도 미 서부영화의 대명사인 웨인의 이름을 딴 ‘존 웨인 공항’ 명칭을 ‘오렌지카운티 공항’으로 변경하고 동상을 철거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웨인은 1971년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백인우월주의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등 인종차별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미국에선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구호의 반(反)인종차별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인종차별 전력을 가진 인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많은 주와 도시, 카운티가 남부연합 관련 인물의 이름을 삭제하거나 동상을 철거하는데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동상 보호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법적 처벌 등을 거론하며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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