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효과를 보인 렘데시비르를 만드는 미국 제약회사가 약값을 정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은 코로나19 치료제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이 약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회복기간을 30% 이상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제조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약 1병 가격을 공공보험 가입자는 390달러(약 47만 원), 민간보험 가입자는 520달러(약 63만 원)로 책정했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때 5일간 투약을 기준으로 첫날에는 2병, 이후로는 하루에 1병씩 모두 6명을 투약한다. 미국에서 5일간 투약 치료를 받는다면 공공보험 가입자는 2340달러(약 281만 원), 민간보험 가입자는 3120달러(약 375만 원)의 약값을 부담하게 된다.
렘데시비르의 국내 공급가격은 정부와 제약사 간의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정부는 빨라야 8월 이후에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0일 “현재 파악하기로는 (제약사가) 미국 내 공급을 우선적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 외 국가에 대한 공급과 관련해서는 8월 이후에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렘데시비르가 독점적인 신약이어서 가격 협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렘데시비르 특례수입을 결정했다.
렘데시비르가 국내에 공급되더라도 모든 코로나19 환자가 당장 이 약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수입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효과에 대한 추가 검증도 필요한 상황이어서 코로나19 중증환자에 대해 제한적으로 투약할 방침이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약을 특례수입할 경우 투약 등에 드는 비용은 국가가 지원하도록 돼 있어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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