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8)의 종신집권이 사실상 가능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의 연임제한을 없애는 개헌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가 압도적 찬성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일(현지 시간) 열린 개헌 국민투표 개표결과 77%가 개헌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반대는 22%에 그쳤다. 투표율은 65%였다.
이에 따라 러시아 헌법 전체 133개 조항 중 46개 조항이 수정된다. 개정 헌법에는 국제법보다 국내법(헌법) 우위 원칙, 동성결혼 허용 불가, 최저임금 보장 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핵심은 2024년 네 번째 임기를 마치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도록 그의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특별조항이 포함된 점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수행하고 헌법상 ‘3연임 금지’ 규정 때문에 2008년엔 총리로 물러났다. 총리 재직 중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개헌을 단행했다. 2012년 대선에서 다시 대통령이 된 후 2018년 재선해 4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3연임 금지 규정’으로 추가 재선의 길이 막히자, 푸틴 대통령은 1월 다시 한번 개헌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3월에는 의회의 승인이 이어졌다.
이번 개헌으로 2024년 4기 임기가 종료되는 푸틴은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게 됐다. CNN 등 외신들은 “‘21세기 차르(황제)’ 푸틴의 종신집권이 가능해졌다”고 일제히 전했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21일 자국 방송 인터뷰에서 “개헌안이 확정되면 대선에 다시 나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재출마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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