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시진핑, 트럼프 속내 꿰뚫어 봤을 것"
김정은 언급하며 "대통령, 중요한 협상 하루만에 끝내려 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과 협상하는 방식은 “순진하고 어리석다”며 일침을 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하수라며 또 한번 깎아내렸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푸틴과 시진핑의 모습을 테이블 건너에서 지켜봤다. 푸틴의 경우 20년에 걸쳐 여러 차례 그의 모습을 봤다”며 “그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속내를 꿰뚫어보는 것 같았다. 그들이 맞은 편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 공정한 협상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볼턴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권위주의적인 지도자들에게 친밀감을 드러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처럼 ‘거물(big guy)’로 비쳐지고 싶은 욕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은 거물처럼 보이려고 했고, 거물처럼 행동하려고 했다”고 밝했다.
특히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주요 이슈들에 대해 단 하루의 협상으로 모든 것을 끝내버릴 수 있다고 믿었다고 비판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와의 협상을 단 하루만에 마무리하려들 것이라며 “이는 그가 협상을 하는 방식이다. 솔직히 말해 순진하고 어리석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3차례 김 위원장을 만났으며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 회동 때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만난 적은 없다.
볼턴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은 지난달 23일 출간됐다. 백악관의 치부를 폭로한 이 회고록은 출간 일주일만에 78만부 이상 팔렸다.
볼턴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해 트럼프 탄핵 조사를 촉발했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대가로 정치적 라이벌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조사를 요청한 것은 불법이었다고 주장했다.
볼턴은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수정 헌법 제1조에 따라 정치적인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며 “그러나 정치적 이익에 따라 정부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탄핵조사와 관련해 하원에서 증원하지 않은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면서도 상원에서 탄핵재판이 진행된 방식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볼턴은 상원 탄핵재판에서 증언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그 누구도 증인으로 소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볼턴은 “만약 내가 상원에 있었으면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