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한국 여행객 ‘인종차별 테러’ 중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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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청소년들 조롱에 항의하자 집단폭행-흉기로 두차례 찔러
한인사회 “동양인 혐오 확산” 우려

프랑스 남부에서 20대 한국인 여행객이 인종차별적인 조롱을 당한 뒤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동양인을 혐오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유럽 내에 조성되면서 한인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7일 오후 11시 30분(현지 시간) 프랑스 남부도시 몽펠리에 중심가에 위치한 오페라극장 ‘코룸’ 앞에서 한국인 장기 여행객 A 씨(29)가 현지 10대 청소년 3명에게 폭행을 당한 뒤 흉기에 찔렸다.

당시 A 씨는 친구 2명과 함께 극장 앞 계단을 오르다 청소년 3명과 마주쳤다. 이들은 두 손으로 눈을 양쪽으로 찢는 제스처로 A 씨를 놀렸다. 동양인의 눈이 가늘다고 묘사하는 것으로, 대표적 인종차별 행위로 통한다. A 씨가 항의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청소년들이 공격하자 A 씨는 들고 있던 유리병을 깨서 맞섰다. 그러자 이들은 A 씨를 넘어뜨린 뒤 주먹질과 함께 허벅지 뒤쪽을 흉기로 2차례 찌르고 달아났다.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 출동한 프랑스 경찰은 주변에서 가해 청소년들을 체포했다. 각각 17, 18세인 알바니아계 청소년들로, 경찰의 관찰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칸반도에 위치한 알바니아는 인구 280만 명의 작은 나라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프랑스 내 한인사회는 “동양인에 대한 위협이 잦아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측은 “경찰에게 정확한 경위와 재발 방지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한국 여행객#인종차별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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