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항공 조종사 ‘면허 스캔들’ 일파만파…미국도 ‘운항 금지’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12일 12시 46분


출처=파키스탄 국제항공 웹사이트
출처=파키스탄 국제항공 웹사이트
파키스탄 국제항공(PIA) 조종사 3분의 1 가량이 ‘가짜 면허’를 보유했다는 논란이 일자 유럽에 이어 미국도 해당 항공사의 자국행 운항을 금지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성명을 내고 “파키스탄 조종사의 3분의 1 가량이 국제기준에 따라 제대로 면허를 받지 않았다”며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미국행 비행기 운항을 금지했다.

유럽항공안전청(EASA)도 지난달 30일 같은 문제로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유럽연합(EU) 지역 운항을 6개월간 금지한 바 있다.

파키스탄 국제항공은 2017년부터 비용 부담을 이유로 미국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 파키스탄인의 본국 귀국을 위해 12편의 전세기 운항을 허가받아 운영 중이었는데, 미국 교통부의 이번 조치로 나머지 전세기를 운항할 수 없게 된 것.

앞서 지난 5월22일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라호르발 카라치행 A320 여객기(PK8303편)가 신드주 카라치 진나공항 활주로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주택가에 추락해 탑승자 99명 가운데 2명만 생존하고 97명이 숨졌다.

사고 조사 초기 보고서에는 “조종사가 착륙 당시 잡담을 하고 자동조종장치를 풀어 놓은 상태였다. 조종사는 물론 관제사도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적혔다.

파키스탄 항공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자국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전면 조사에 나섰다. 당국은 전체 조종사 860명 가운데 파키스탄 국제항공 조종사 150명을 포함, 모두 262명(30%)의 조종 면허가 가짜이거나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조종사 28명을 1차로 해고하도록 했고, 조종 면허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도운 항공청 공무원 5명을 정직 처분했다.

한 조종사는 “면허 취득에 도움을 준 공무원에게 통상 30만∼150만 루피(217만∼1천85만원)를 뇌물로 줬다”고 폭로했다.

파키스탄 조종사들의 ‘면허 스캔들’이 터지자 유럽과 미국이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운항을 금지한 것은 물론 각국에서 파키스탄 출신 가짜 조종사 색출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민간항공청은 파키스탄인 조종사들 면허의 지위를 가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지난달 29일 파키스탄 항공 당국에 파키스탄 출신 조종사와 기술자의 명단을 보내고 “면허의 신빙성을 검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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