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61명 코로나… 오키나와 기지 2곳 폐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3일 03시 00분


4일 독립기념일 파티서 감염 추정… 기지 밖서도 열려 지역사회 비상

도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주일 미군기지에서도 수십 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기지 2곳이 폐쇄됐다.

11일 오키나와현은 기노완시에 위치한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구니가미군 긴조(金武) 마을의 캠프 한센에 있는 주일 미군 해병대 기지에서 7∼11일 닷새 사이 미군 관계자 6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들 기지 2곳을 폐쇄해 관계자의 출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고 밝혔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기지 안팎으로 출입을 해 온 만큼 기지 밖 주민에게 감염이 확대됐을지 모른다”며 경계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기지 내에서 열린 파티에 수천 명, 기지 밖에서 열린 파티에 수백 명이 참석했다. 현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 코로나19 감염이 퍼져 있다고 생각해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 측은 보안을 문제로 방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군 측은 미 국방부의 방침을 근거로 감염자 수와 활동 이력 등의 정보를 비공개로 해달라고 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마키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단시간 내에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은 유감”이라며 “미군의 감염 대책에 강한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12일 도쿄의 신규 확진자는 206명으로 4일 연속 하루 감염자 수 200명을 넘었다. 일본의 하루 전체 감염자 수도 400명 전후로 급증하고 있어 2차 유행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사령탑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은 “아직까지는 긴급 사태를 재지정할 만큼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1일 “도쿄에서 연일 2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도쿄도의 문제”라며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대응에 불만을 나타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주일미군#코로나19#오키나와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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