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위구르 당서기 등 美비자 제한되자… 中, 美 루비오-크루즈 상원의원 보복제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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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의원, 中 소수민족 탄압 비판
中 “美 내정간섭에 대한 상응 조치”

13일 중국이 미국 집권 공화당의 반중 성향 정치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9·플로리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50·텍사스) 등을 제재했다. 9일 미국이 위구르족 탄압을 이유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천취안궈(陳全國)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서기 등 중국 고위 관리 3명의 미국 비자를 제한한 데 따른 맞보복 성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제재는 중국 내정을 심각하게 간섭한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상응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두 상원의원 외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도 포함됐다. 화 대변인은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 측 조치와 유사한 비자 제한 등이 거론된다.

모두 쿠바계인 두 상원의원은 워싱턴 정계에서 중국에 가장 적대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미 의회 산하 중국위원회 공동 의장인 루비오 의원은 위구르족 탄압에 관여한 중국 관리를 제재하는 ‘2020 위구르 인권정책법’의 기초를 마련했다. 법안의 핵심은 소수민족에 대한 고문, 불법 구금 등 인권 탄압을 저지른 중국 관리의 명단을 미 의회에 보고하고, 이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것이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맞선 크루즈 의원은 쿠바의 공산화를 피해 탈출한 부친을 뒀으며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다. 그는 중국의 소수민족 및 종교 탄압을 동시에 비판해 왔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논쟁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중 양국은 지난달부터 비자 제한 조치를 주고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 자치권 훼손에 연관된 전현직 중국 관리에 대한 비자 제한을 발표했다. 중국은 사흘 후 “홍콩 문제에 악질적 언행을 한 미국인의 비자를 제한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미국은 이달 7일 티베트 탄압에 관여한 중국 관리의 비자를 제한했고 하루 뒤 중국도 비슷한 내용으로 맞섰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중 갈등#중국 보복제재#위구르족 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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