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전문매체 유로뉴스는 13일(현지시간) 두다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유럽연합(EU)과 폴란드의 분열이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무소속인 두다 대통령은 우파 민족주의 정당인 ‘법과 정의(PiS)’의 지지를 받는다. PiS는 강력한 가톨릭 공동체인 폴란드 사회에서 ‘전통 가치 수호자’ ‘유아·노인을 위한 복지’ 등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그러나 정부의 사법부 장악,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 반대, 언론 장악 등은 결국 폴란드가 세계 정부와 충돌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유로뉴스는 보도했다.
두다 행정부는 사법 장악을 놓고 EU와 벌써 수년째 갈등 중이다.
두다 대통령은 2017년 대법원 판사 은퇴 나이를 기존 70세에서 65세로 낮추도록 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을 단행했다. 정부와 관계가 불편한 판사들을 밀어내고 친정부 성향의 판사를 채우려는 의도다. EU 집행위원회는 같은 해 12월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조약 7조를 발동해 폴란드의 사법 독립성 조사에 나섰다. PiS는 결국 문제가 된 조항을 뒤집고 EU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나 여전히 폴란드의 사법 개혁은 진행 중이다.
기후변화와 난민문제를 놓고도 PiS와 EU의 입장은 엇갈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에 폴란드는 유일하게 반대 의사를 밝힌 국가였다.
EU에 들어온 난민을 회원국들이 분산 수용해야 한다는 난민쿼터제에도 PiS는 거부 반응을 보였다.
LGBT 등 인권 문제에서도 PiS는 매우 보수적이다. 두다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LGBT는 공산주의보다 나쁜 사상”이라고 발언하며 공산주의의 공포와 함께 강한 기독교 국가인 폴란드의 민족적인 정서까지 자극했다.
유럽 LGBT 단체들은 “두다 대통령의 두 번째 집권과 차별이 두렵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유명 LGBT 활동가인 데이비드 마이섹은 “우리는 무력감을 느낀다”며 “이는 증오와 혐오 발언을 배경으로 한 폴란드 분란이다”고 했다.
보주 민족주의 정치인의 유럽 내 결집도 주목해야 한다.
헝가리의 페터르 시자르토 외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유럽의 자유주의자들은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힘쓴다”며 “그럼에도 중앙 유럽에서 보수 우파는 벌서 3:0으로 많아졌다”고 했다.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등에서 보수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점을 강조하면서다.
한편 EU는 폴란드가 EU 보조금의 가장 큰 수혜자임을 고려, 법치주의·민주주의·인권 등을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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