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 명문 세인트앤드류스대학교에서 수십 건의 성폭력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고 13일 BBC가 보도했다. 1410년 스코틀랜드에 설립된 세인트앤드류스대는 영국을 대표하는 귀족 학교로 윌리엄 왕세손(38)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38) 부부의 모교로도 유명하다.
3일 개설된 ‘세인트앤드류스의 생존자들’이란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교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제보가 공개됐다. 계정 관리자는 “우리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이며 또다른 생존자들을 위해 이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개설 첫 날에만 100여 개의 제보가 쏟아졌으며 계정 측은 현재 40여 개를 공개했다. 계정을 통해 공개된 제보에는 최소 20건의 강간 사건이 포함됐다. 피해자들은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고 성폭력을 당하거나 학교 선배 등 위계 질서를 거부하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를 입었다.
폭로된 사건 중 12건 이상이 ‘알파 앱실론 파이’란 남학생 중심 친목 동아리에서 발생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1913년 설립된 알파 앱실론 파이는 유대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동아리다. 이 동아리 측은 해당 회원들을 제명 처리했다고 밝혔다. 세인트앤드류스대는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고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경찰 신고 등을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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