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업을 받는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비자 취소 위기에 발을 동동 구르던 5만 여 명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일단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의 앨리슨 버로스 판사는 이날 미국 정부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이 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버로스 판사는 “정부가 이번 조치를 철회하고 이전 규정으로 복귀하는 데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앞서 6일 가을학기에 대면 수업을 받지 않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신규 비자도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미국 대학들에게 오프라인 개강을 압박하려는 카드로 해석됐지만, 실제 집행될 경우 100만 여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쫓겨나게 되고, 각 대학의 재정과 지역 경제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하버드대와 MIT 등 미국 대학들과 18개 주정부는 새로운 비자 제한 규정이 실행되지 않도록 가처분소송을 내는 등 법적대응에 나섰다.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미국 경제의 미래는 얼마나 재능 있는 인력을 유치하는지에 달려있다”며 대학들을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해 미국 정부를 압박했다.
비자 제한 방침의 철회에 따라 미국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가을학기 온라인 수업 수강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에 머무를 수 있게 됐다.
다만 새로 입학을 준비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은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신들은 “기존 유학생들은 미국 체류를 허가하되, 새로 등록하는 유학생에게는 비자 제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도 아직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수주 내에 온라인 수업을 듣는 유학생의 체류 자격과 관련한 새로운 규정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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